▲ 이슬속에 만다라7

“눈을 지그시 뜨고 빛을 느껴보세요. 시선을 둘 때 주변의 빛을 모두 느낀다는 생각으로 바라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집중도 잘됩니다. 제 그림을 볼 때도 그렇게 보면, 밝은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백순임 화백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 다가가 이렇게 말을 붙였다. 또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며 엄지와 검지를 맞닿아 동그라미를 만드는 오링테스트를 했다. 아직 명상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효과를 먼저 알려준 다음 관람을 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인사동 신상갤러리에서 1월 10일부터 1월 20일까지 백순임 명상화 〈이슬 속에 만다라〉 초대전이 열렸다.  백순임 화백은 명상을 작품에 투영하는 작업을 한다. 명상을 생활화하는 자신이, 명상을 그림에 나눠주기 때문에 작품마다 명상의 기운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백 화백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고 고백한다. 2016년 프랑스-한국 현대미술초대전을 시작으로 2017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초대전, Virgil America 초대전을 비롯해 2018년에는 미국 네바다 주 ‘아시안 문화의 날’ 기념 초대개인전, 중국 연길 문인미술관 초대전 등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해외의 5군데서 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은 25점으로 〈이슬 속의 만다라〉, 〈산 해를 품다〉, 〈성산포 회상〉 등의 연작이다. 특히 〈이슬 속의 만다라〉는 명상의 흐름에서 생긴 결과물로, 자연의 ‘이슬’이 아니라 “명상에서 흐름이 그치고 의미가 해체된 생각이 제각각 흩어지다가 어떤 생각은 뾰족한 시간 끝에 대롱대롱 맺혀” 만들어진 “명상의 결과로서의 이슬”이다.

그의 대부분 작품에는 태양이 들어갔다. 태양의 밝은 기운이 보는 이에게도 전해지는 듯한데, 이는 백 화백의 소망이기도 하다.

“제가 작년에 해외 전시로 바빴고 지금도 올해 계획된 전시회 일정 때문에 바쁜 와중인데도 이번 초대전에 응한 이유가 있습니다. 새해벽두부터 그림을 보러오는 많은 이들에게 제가 명상으로 얻은 효과를 전달해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밝은 에너지가 그림마다 뿜어져 나와 보는 이에게 좋은 일을 이룰 힘을 드릴 겁니다.” 

50호 짜리 그림 〈산 해를 품다〉를 액자로 만들지 않고 전시한 것도 사진으로 찍어가서 자꾸 보도록 하려는, 관람객에게 주는 그의 작은 선물이다.

▲ 〈산 해를 품다〉작품 앞에 선 백임순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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