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조계종지부가 4월 9일 오후 우정총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불교닷컴>

전국민주노총조합총연맹 조계종지부(위원장 심원섭, 이하 조계종 노조)가 자승 전 총무원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자승 전 총무원장의 친동생 이호식 씨가 감로수 판매 로열티를 지급받은 주식회사 정 사내이사를 역임한 것으로 밝혀지자 교계 단체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조계종지부(지부장 심원섭, 이하 조계종 노조)는 4월 9일 오후 조계사와 잇닿아 있는 우정총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이 직접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조계종 노조는 “자승 스님은 주식회사 정에 대해 진정 아는 바가 없는지 직접 답변해야 한다.”며 “속가 동생을 비롯해 주식회사 정과의 특수 관계 등 모든 것을 솔직히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종 노조는 또 “하이트진로음료(주), 주소지가 똑같은 주식회사 정과 인피니의원, 그리고 자승 스님을 신속히 강제 수사하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심원섭 지부장은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가 기자회견에서 종단 내 사정기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조계종 노조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번이나 공문을 보내 조계종 사업지주회사인 도반HC에서 일어난 비리를 조사한 뒤 문제가 된 2억 원 가량의 돈을 환수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종단은 아무런 조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완벽히 드러난 문제도 조사하지 않는 종단이 나서서 감로수 로열티 제3자 지급 문제를 다루기 어려울 것 같았고, 하이트진로(주)와 제3자가 연관돼 있어 종단 내부 문제로만 볼 수 없어서 검찰에 고발했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노조는 조계종 수익사업과 관련한 추가 폭로도 예고했다. 심 위원장은 도반HC 비리에 대해 “우선 지켜보겠다”면서 “부처님오신날 이후까지 조치가 없으면 노조 내부 논의를 거쳐 추가 폭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교단자정센터와 불교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은정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불교닷컴>

참여연대재가불교(상임대표 허태곤) 부설 교단자정센터(원장 손상훈)도 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승 전 총무원장과 특수 관계인을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교단자정센터는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의 지급 지시를 폭로한 생수회사 직원의 녹취록이 공개되었고, 제3자의 실체가 성형외과 의원(주식회사 정은 감사가 원장으로 있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와 주소와 전화번호가 동일하다. <편집자 주>)이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자승 전 총무원장의 동생이 제3자 회사의 사내이사로 3년 가까이 등재되어 있었다는 것이 차례로 밝혀졌다.”며, “이로써 매년 수백억 원의 국고보조지원을 받고 있는 조계종단이 자승 전 총무원장의 개인 종단화 되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수 관계인인 자승 전 총무원장의 동생과 제3자 회사의 자금을 폭넓게 추적해 그 실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단자정센터는 또 조계종 노조가 자승 전 총무원장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에 대해 “신분상 위험을 무릅쓰고, 종교단체의 투명성과 신뢰성 회복을 위해 몸부림한 것”이라며, “수사기관이 적극 호응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법 앞의 평등’ 구호는 허울뿐이고, 종교권력의 눈치만을 추종한다는 비웃음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단자정센터는 이어 조계종에 “자승 총무원장 시절에 대한 폭넓은 조사를 실시하고 노조간부에 대한 탄압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교단자정센터는 기자회견 후 자승 전 총무원장의 거처가 있는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은정빌딩 앞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신대승네트워크도 10일 ‘조계종단은 노조 공익제보에 따르는 진실을 하루 속히 밝혀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 “검찰은 노조가 고발한 것이 사실인지 의혹 하나 남기지 않도록 성역 없이 수사하고, 종단은 객관적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철저히 조사하고 종헌·종법에 따라 후속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신대승네트워크는 성명에서 “25년 전에도 상무대 비리, 서의현 집행부와 경찰의 유착사실에 대한 내부 공익제보가 종단을 개혁하는 촉발점이 되었다”며, “조계종단은 하루속히 안팎으로 드러난 의구심을 낱낱이 짚어, 뚜렷하게 밝혀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불법을 저지른 당사자로 꼽힌 이가 전 총무원장이라 해서 종무원의 의무를 따르지 않는다면 불법적으로 삼보정재를 빼돌린 것을 보고도 눈을 감는 방조자이거나 동조자가 되는 것”이라며, “노조 집행부를 대기 발령시키고 사실 관계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은 채 자승 전 총무원장을 대변하는 듯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현 집행부가 전 총무원장 영향력 아래 있다는 의구심을 깊게 해준다”고 비판했다.

신대승네트워크는 이어 “불법을 저지른 사람을 고발하는 것은 종헌·종법과 삼보정재를 지켜야 하는 종무원으로서 마땅한 일”이라며, “조계종단은 노조 집행부에게 취한 징계 절차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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