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그림전' 개막식에서 그림을 그린 정덕 스님이 "마음으로 보면 그림에 숨겨진 비밀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80대 노스님의 그림은 장난꾸러기 어린아이의 그림 같기도 하고 도(道)를 새롭게 표현한 작가의 작품 같기도 했다. 관람객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스님은 계란에 색을 칠하고 표주박도 장식해 알록달록 매달아 놓았다.

재단법인 선학원의 재무이사이자 서울 인과선원 분원장인 정덕 스님의 ‘마음그림전’이 인사동의 갤러리 아리수에서 22일 막을 열었다.

오후 5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비롯해 총무이사 한북 스님, 교무이사 지광 스님 등 재단 임직원과 여러 스님, 이호근 전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덕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몸이 안 좋아 사형선고를 받다시피 했는데 부처님 덕인지 마음공부 덕인지 이렇게 살게 됐다”면서 “오늘의 이 자리가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방국진 화백이 물감을 사다주면서 그림을 그리라고 독려해 그리게 됐다”며 “오늘의 이 자리도 방 화백이 마련해줬다”고 공을 돌렸다.

▲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이 "마음은 마치 마술가 같아서 그려내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화엄경을 인용해 축하하고 있다.


방국진 화백은 실제 갤러리 섭외부터 수백 점의 작품 중 전시작 선정, 작품 자리 배치, 판매 작품 발송까지 이번 전시회의 크고 작은 일을 모두 도맡았다.

정덕 스님은 “그림마다 비밀이 담겨 있다”며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면 비밀을 찾을 수 있다”고 그림을 설명했다.

이어진 축사에서 법진 스님은 “정덕 스님이 병을 알게 된 후 유언장을 남겼는데 그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이후 시술이 잘 돼 이렇게 전시회를 여는 것도 좋은데 후학을 위해 장학금 마련까지 하시니 더욱 축하할 일”이라고 했다. 덧붙여 “《화엄경》의 ‘마음은 마치 화가 같아서 그려내지 못하는 것이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며 “정덕 스님이 마음으로 그리신 그림이니 오신 분들도 마음으로 감상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총 70여 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5월 28일까지 열리며 작품 판매 수입금 전액은 재단법인 선학원 도제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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