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원장 법진 스님이 ‘만해의 독립운동과 선학원 - 재산환수승소판결문을 중심으로’를 주제발표하고 있다.

만해 한용운 스님의 75주기를 맞아 스님이 입적한 6월 한 달간 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이 다양한 추모사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만해 스님의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적, 사상적 성격을 살펴보는 학술회의가 열렸다.

재단법인 선학원 부설 한국불교선리연구원은 6월 4일 오후 2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지하 3층 만해홀에서 ‘만해 한용운과 독립운동’을 주제로 ‘만해 스님 75주기 추모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학술회의에 앞서 이사장 법진 스님은 “3·1운동으로 옥고를 겪으신 만해 스님께서는 1921년 12월 서대문형무소를 출옥하신 이후 10여 년간 이곳 선학원에 주석하셨다”며,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만해 스님과 독립운동’을 주제로 개최되는 본 학술회의는 더욱 뜻깊고 의미 있는 자리다.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만해 연구의 지평이 보다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는 법진 스님이 제1 주제 ‘만해의 독립운동과 선학원 - 재산환수승소판결문을 중심으로’를 발표하고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논평했다. 이어 김성연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연구원이 제2 주제 ‘한용운의 독립운동과 자유·평등사상의 역사적 맥락’을 발표하고 이경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가 논평했다. 끝으로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원이 제3 주제 ‘자유와 평화를 지향한 한용운의 독립운동’을 발표하고 최경순 씨(연세대)가 토론했다.

법진 스님은 만해 스님은 선학원의 설립조사가 아니라는 학계와 교계 일부의 폄훼 발언을 선학원 재산 환수소송 판견물 등 사료를 통해 논박하고, 스님이 선학원 설립의 이념과 구심점임을 분명히 해 눈길을 끌었다.

신규탁 교수는 논평에서 “현대불교사에서 선학원과 조계종의 갈등과 화합에는 ‘현실적 이념과 역학적 구도’가 매개돼 있다”며, “불교의 역사를 학문적으로 연구할 경우, ‘현실적 이념과 역학적 구도’와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해 학계와 불교계 일각에서 일고 있는 선학원 설립조사로서 만해 스님의 위상과 역할을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려는 시도에 일침을 가했다.

김성연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연구원은 만해 스님의 독립운동이 자유·평등사상을 바탕으로 불교적 평화를 이루려는 지향점을 갖고 있었다고 보고, 3단계에 걸친 자유·평등관의 변화를 살폈다.

김 연구원은 《조선불교유신론》 단계에서는 관념적이고 이론적인 자유 개념을 정립하는 데 그치고 아직 민족의식 차원에서 이해하는 단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 민족 개념의 이해와 독립정신 차원에서 자유·평등관이 작용한 것은 3·1운동을 겪으면서부터라면서, <조선독립에 대한 감상 개요> 단계에 이르러 만해 스님의 자유사상의 주체가 개인을 넘어 민족과 국가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마지막 단계로서 만해 스님은 승려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자주적 교단 건설을 지향하자고 주장했다”며, “개인과 민족, 국가의 자유사상을 견지하면서 자유이념이 민족 개념과 만나 교단 운영의 자주성 회복으로 나아갔다”고 밝혔다.

김순석 한국학진흥원 수석연구원은 만해 스님의 《조선불교유신론》과 《조선 독립의 서》를 검토해 자유와 세계평화지향적인 면모를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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