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사 일원에 걸립하려던 10.27법난기념관 건립 조감도.

10·27법난기념관을 조계사 일원에 건립하는 사업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져 결국 조계종 자체 부지에 건립하게 됐다는 발언이 나왔다. 또 국민 혈세가 낭비되는 대표 사업으로 10·27법난기념관 건립 사업이 지적됐다. 이 사업 부지가 조계사 일원의 땅이 아닌 조계종 소유 부지로 변경되면서 926억 원의 나랏돈을 아끼게 됐다는 설명도 나왔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은 9월 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141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실효성 없는 사업을 막겠다”면서 그 대표적 사례로 조계종이 추진한 10·27법난기념관 건립 사업을 들었다.

채이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에서 “정부는 올해보다 43조 원이 늘어난 513조 원에 달하는 2020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출은 늘고 세수는 줄어 72조 원의 재정 적자가 생기고 정부는 이를 메꾸기 위해 60조 원의 빚을 지겠다 한다.”면서 “바른미래당은 적자와 빛을 줄이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낭비성, 소비성 지출을 줄이고 불필요한 사업을 폐지하는 재정개혁 등 지출 구조조정을 강력히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채 의원은 “재정개혁을 위해 세금을 낭비하고 재정을 방만하게 하는 개별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하려고 한다.”면서 “향후 국정감사, 예산심사 과정을 통해 문제 사업을 지속적으로 감시하여 국민의 혈세가 헛되게 쓰이지 않도록 감시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조계종이 추진한 10·27법난기념관 건립 사업을 문제 삼았다.

그는 “10·27법난기념관 건립 사업은 전두환 신군부 정권 당시 군인까지 동원하여 스님 1700명을 강제 연행, 구금한 사건에 대해 보상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이라며 “법난기념관 건립을 위해서 국가가 1500여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조계사 일대의 사유지를 사들이고 기념관과 스님들의 치유시설을 짓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작년까지 127억 원의 국가 예산이 사업비로 투입되었다. 그러나 조계사 일대는 서울 중심부로 인근 10층의 고층 건물 등이 있고 이를 매입하여 철거하는 등 토지 보상비가 막대하게 발생할 것으로 보여 사업 시행 초기부터 사업 추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 의장이 3일 당 최고위원회 모두 발언을 통해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실효성 없는 대표적 사업으로 조계사 일원에 건립하려던 10.27법난기념관 건립사업을 꼽았다. 채 의원은 조계종이 조계사 부지를 포기하면서 나랏돈 926억 원을 아끼게 됐다고 했다.

채 의원은 “작년 예결위 위원으로서 이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현재 정부와 조계종도 최초 사업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올해 조계종이 보유한 부지에 기념관을 짓기로 사업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부지 구입비 926억 원을 절감하게 됐다”며 “정부가 이미 구입한 부지는 조계종이 매입하여 부지 구입비를 정부가 회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 변경에 동의하고 부지를 매입하기로 한 조계종에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정부가 대규모 확장, 재정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여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시급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불필요한 사업 부서별 유사 중복사업이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채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줄여든 예산을 슬그머니 올리거나 실효성 없는 사업을 다시 시작하려는 시도를 막겠다.”면서 “재정개혁 없는 재정확대는 밑 빠진 독에 혈세 붓기와 같다.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조계종은 지난 3월 4일 나랏돈으로 조계사 일원의 땅을 사 추진하려던 10·27법난기념관 건립 사업의 부지를 봉은사와 개운사로 변경하는 변경안을 관련 부처에 제출했다.

조계종 종단불사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원행, 총무원장)는 지난 3월 4일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10·27법난기념관 건립 부지 변경안을 제출했다.

조계종 총무원은 종무회의에서 10·27법난기념관은 다목적기념관과 치유센터 등 2개 동으로 나눠 봉은사와 개운사에 분리 건립하는 안을 마련했다. 다목적기념관은 서울 삼성동 봉은사 주차장 부지에 세우고, 피해자들을 위한 치유센터는 이전을 앞두고 있는 안암동 개운사 승가원 부지 일대에 건립된다. 봉은사의 기념관에는 법난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한 전시관과 교육관, 법난사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할 수 있는 연구 공간 등을 넣을 계획이다.

10·27법난기념관을 조계사 일원에 세우려던 당초 계획은 국민 혈세로 정부 대신 조계종이 땅을 사고 이 땅을 다시 국가에 기부채납하는 형식으로 추진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천문학적인 부지매입비에도 자승 전 총무원장 당시 조계종 총무원이 10·27법난기념관 부지를 조계사 일원으로 고집하다가 수년 간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고, 결국엔 확정된 예산까지 국가에 반환하면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사업이었다는 것이 증명됐다. 봉은사와 개운사에 분리 건립하는 계획 역시 논란이 있다. 기념관을 두 곳에 나눠 지어야 할 이유가 분명치 않다는 점 등은 계속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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