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0배 100일 기도를 회향한 심원섭 민주노총 조계종지부 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조계종의 노조 탄압에 맞서 5월 27일부터 ‘성찰과 발원을 위한 1080배 100일 기도’를 시작한 심원섭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조계종지부 지부장이 10월 31일 낮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향했다.

심 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계종단은 여전히 소통과 화합, 혁신이 요원하며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오늘 1080배 100일 기도를 회향하지만 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성찰과 발원의 기도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심 지부장은 이어 “종단은 단체교섭에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심 지부장은 “종단이 10월 18일 단체 교섭 요구 사실 공고 등의 절차를 진행하며 1년 만에 노조의 실체를 인정했다”며, “재가종무원을 종단의 주체로 인정하고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또 “종단은 해고자 복직을 통해 소통과 화합, 상생의 길을 걸어갈 것”을 촉구했다. 심 지부장과 인병철 지회장은 아직까지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노조 대표자와 면담도 요청했다. 심 지부장은 “노조 대표자와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진정한 ‘소통, 화합, 혁신’의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모습과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직접 만나 진실한 대화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심 지부장은 감로수 비리 의혹으로 자승 전 총무원장을 고발한 것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생수 한 병당 50원이 성형외과 원장에게 지급되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종단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한 심 지부장은 “종단의 이익을 위해 자승 스님 개인비리를 고발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종단은 전면적인 조사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지부장은 “지난 100일간 매일 1080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노조원들과 주변의 많은 분들의 관심 덕분”이라며 “정당한 요구에 해고로 응할 것이 아니라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10월 18일 사내 게시판에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노조는 “조계종노조 설립 1년 만에 노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교섭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평가하고, “소통, 화합, 혁신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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