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사 김정희가 쓴 영천 은해사 백흥암 ‘산해숭심(山海嵩深)’ 편액 탑영(탁본).

영천 은해사와 산내 암자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여럿 있다. 헌종 13년(1847)에 일어난 큰불로 극락전을 제외한 모든 전각이 불타 다시 지을 때 추사와 인연이 있던 혼허 지조(混虛智照) 스님이 부탁해 여러 점의 글씨를 받았다.‘ 은해사(銀海寺)’,‘ 대웅전(大雄殿)’,‘ 보화루(寶華樓)’,‘ 일로향각(一爐香閣)’, ‘불광(佛光)’, ‘산해숭심(山海嵩深)’, ‘시홀방장(十笏方丈)’등 편액이 그때 추사에게 받은 글씨이다.


은해사 백흥암 보화루에 걸려 있던‘산해숭심’은 청나라의 서예가이자 금석학자인 옹방강(翁方綱, 1733~1818)이 제자인 추사에게 학문 태도를 격려하며 보낸 편지에 적힌, ‘옛 것을 고찰하여 오늘을 증명하니 산처럼 높고 바다처럼 깊다[攷古證今山海崇深]’는 잠언 구절의 일부다. 추사는 스승의 편지를 읽고 이 구절을 인용해〈실사구시잠(實事求是箴)〉을 지었다고 한다.

‘산해숭심’은 또“부처님의 자비와 지혜가 한없이 높고 깊은 산과 바다와 같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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