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봉 스님 점거 시위 첫날 심원 스님(왼쪽 첫번째)과 선미모 회장 법상 스님(맨 뒤)이 시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기원정사 분원장 설봉 스님이 지난해 3월 21일부터 27일까지 한 주간 재단법인 선학원 사무국과 산하 기관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법당을 점거 농성할 당시 재단 사무국과 중앙선원, 산하기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당시 선학원의미래를생각하는분원장모임(이하 선미모) 총무 심원 스님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사실을 전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원 스님은 10월 29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재단법인 선학원 관계자들과 함께 대질 조사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심원 스님은 검사의 질문에 혐의 사실을 “모른다”거나 설봉 스님 측 대중에게 떠넘기는 등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함께 받은 선학원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심원 스님은 점거 농성이 시작된 3월 21일 시위 참가에 대해 “설봉 스님이 걱정이 돼 은사 스님을 모시고 왔을 뿐”이라며, 시위 사실을 부인했다. 시위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강변하던 심원 스님은 검사가 점거 시위 기간 동안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등 물증을 제시하자 “매일 시위 현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을 바꾸었다.

선학원 사무국과 산하기관 직원의 출근을 막아 업무를 방해한 것에 대해서도 심원 스님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정했다. 또 49재 재물 반입과 재주 출입을 막아 중앙선원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위험한 물건이 들어 있을까봐 확인했다”거나 “설봉 스님에게 위해를 가할까봐 그랬다”는 황당한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원 스님은 선미모 측의 점거 시위 참여도 부정했다. 첫날 점거 시위 현장에 회장인 수월선원 법상 스님과 서울 보광사 현중 스님 등 선미모 측 인사가 참여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선미모 측 스님이 포함된 사실은 부인했다. 또 3월 25일 이사장 법진 스님 주석 사찰인 정법사에 몰려가 시위할 때 선미모 명칭이 적힌 피켓을 사용했으면서도 선미모가 참여한 사실에 대해선 “모른다”고 진술했다.

선학원 관계자는 심원 스님을 비롯한 선미모 측 관계자들이 앞선 조사에서 점거 시위 참여 사실을 부인하자 사진, 동영상, 기사 등 물증을 검찰에 제출해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원 스님과 함께 조사를 받은 선학원 관계자는 “여러 물증으로 보더라도 심원 스님은 점거 시위에 참여하고 주도했음이 분명하다”며, “모든 일을 부인하기에 앞서 출가사문답게 자신이 한 일을 참회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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