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만해언론상 수상자와 내외빈이 시상식 직후 한자리에 섰다. 사진 제공 한국불교언론인협회.

시대가 요구하는 보도 활동에 전념해온 언론인과 민주언론 창달에 공로가 있는 언론인을 격려하기 위해 한국불교언론인협회(회장 김영국, 이하 불언협)가 제정한 ‘2019 만해언론상 시상식’이 11월 27일 오후 7시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김영국 불언협 회장의 인사말, 정남기 2019 만해언론상심사위원장의 심사결과 발표, 각 부문별 수상자 시상 및 수상 소감 발표, 공로패 시상, 축사,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김영국 회장 “파사현정에 목숨 거는 만해 후예 돼야

김영국 회장은 인사말에서 “부패한 종교인이나 정치인, 지식인의 거짓말, 이중적인 언어, 남을 속이는 말을, 우리 대중이 알 수 있는 언어로 기록하는 것이 우리 시대 언론인의 사명”이라며, “오늘 수상하는 기자 여러분은 진실을 밝히는 파사현정의 기록에는 목숨을 걸지만 정치권력과 부패한 종교권력의 탄압과 회유는 단호히 거부한 만해 선사의 언론정신을 이어가고 있다.”고 축하했다.

정남기 위원장 “수상자, 우리 사회 진일보토록 노력”

정남기 2019 만해언론상심사위원장은 심사평에서 “수상자들은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성역처럼 인식되는 종교계를 비판 감시하면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노력해 주었다.”며, “만해언론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소중한 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 많은 언론인을 격려하는 상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사평에 이어 대상 및 각 부문별 수상자에 대한 시상과 소감 발표가 진행됐다.

▲ 정남기 2019만해언론상심사위원장이 심사평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한국불교언론인협회.
▲ 대상 수상작인 <밀정> 2부작을 제작한 KBS 보도본부 밀정취재팀. 사진 제공 한국불교언론인협회.

이재석 기자 “탐사기자의 막중한 책임 느껴”

이재석 KBS 기자는 다큐멘터리 <밀정> 2부작을 제작한 KBS 탐사보도부 밀정취재팀을 대표해 대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기자는 “대한민국에서 탐사보도 기자로 살아가면서 막중한 책임과 높다란 절벽을 동시에 느낀다.”며, “탐사보도의 기본으로 돌아가 두 발을 거기에 굳건히 딛는다면 많든 적든 시민들의 반응과 전문가들의 평가, 유관기관의 후속 조치 등 탐사보도가 추구하는 목적지의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밀정> 2부작을 통해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특별취재팀 “이른둥이 가정에 꾸준히 관심”

‘이른둥이 성장 추적 리포트’로 만해언론상 일반보도 부문을 수상한 세계일보 특별취재팀은 “보도 이후 사각지대에 놓인 이른둥이 등 중증소아환자 치료 인프라를 위한 의료보험 수가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며, “‘우리 얘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는 이른둥이 엄마들의 목소리를 기억하며, 앞으로도 꾸준히 이른둥이 가정이 겪는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김인성 기자 “꾸준히 이어가라는 채찍이자 응원”

‘다큐멘터리 숨’으로 만해언론상 탐사기획보도 부문을 수상한 김인성 MBC강원영동 기자는 수상소감에서 “다큐멘터리 ‘숨’은 전국 어디에서나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 사건이 영동지역에선 없었을까? 왜 이렇게 기록이 없을까? 이 궁금증에서 출발했다”며, “다큐멘터리 ‘숨’으로 그치지 말고 주제가 학살이든, 항일운동이든 앞으로 계속 이어가라는 채찍이자 응원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현욱 기자 “불교내부 문제 시퍼렇게 감시하라는 뜻”

불교 적폐 청산 관련 보도로 만해언론인상 일반보도 부문을 수상한 서현욱 불교닷컴 기자는 “2010년 10월 1일 입사해 오늘까지 3345일, 10년 째 취재기자로 일해 왔는데, 출입처에 들어가지 못한 기간이 모두 2025일”이라며, “(조계종의 탄압은) ‘강남원장’으로 불리는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자신이 가는 길에 가장 걸림돌인 <불교닷컴>을 매장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기자는 이어 “<불교닷컴>은 조계종단을 비롯해 불교계 내부의 문제를 파헤쳐 왔다”며 “오늘 주신 이 상은 길바닥에서조차 종교권력을 시퍼렇게 감시하는 눈길을 크게 뜨고 살라는 격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희 PD “무형문화 소재로 실크로드 조명 ‘새 시도’”

‘다큐멘터리 매혹의 실크로드’로 만해언론인상 탐사기획보도 부문을 수상한 김정희 KBS PD는 “<매혹의 실크로드>는 춤, 음악, 기예 등 무형문화를 소재로 하여 신라에서 페르시아까지 실크로드의 예술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새롭고 의미 있는 시도”라며, “<매혹의 실크로드>가 시청자들에게 지적인 자극과 영상미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큐멘터리로 오랫동안 사랑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권력 감시·비판 수용하는 성숙한 종교계 바라”

사랑의 교회 관련 보도로 만해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한 최승현 뉴스앤조인 기자는 “<뉴스앤조이>도 교회 개혁을 표방하며 교권과 금권에 휘둘리지 않으려다 보니 많은 고초를 겪었다”며, “자정과 개혁 노력을 내부 총질로 깎아내리고, 오히려 기독교를 파괴하려는 세력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다”고 밝혔다. 이어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성숙한 종교계가 되기를 바라는 건 무리일까?”라고 자문한 뒤 “<뉴스앤조이>를 기억하고 평가해준 협회에 감사 의 말씀을 드린다. 저희도 정의를 위해 애쓰는 불교 언론계를 항상 기억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양기환 이사장 “잘못된 구조를 바꾸기 위한 싸움”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영화 제작사 질라라비 대표)을 대표해 공로패를 수상한 신학림 전 미디어오늘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우리가 기사 쓰든, 정치투쟁을 하든, 시민운동을 하든 모든 활동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잘못된 구조를 바꾸기 위한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양 이사장이 제작한) ‘블랙머니’가 평단의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겨울왕국 2>의 스크린 독과점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단체 대관 상영이 있어 하러 가서 대신 공로패를 받았다”고 밝혔다.

박해진 작가 “훈민정음 역사 재정립할 수 있도록 노력”

박해진 훈민정음 작가는 공로패 수상소감에서 “20년 동안 신미 스님이 없었다면 훈민정음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팩트를 찾아 다녔다”며, “신미 스님이 다시 자리매김할 때 훈민정음의 역사도 외연을 넓히고 지평을 확장할 수 있다. 훈민정음 역사를 다시 정리하고 틀을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상과 각 부문, 공로패 수상자 시상과 수상소감에 이어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손학규 대표 “종교, 우리 사회 정화하는데 역할해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스님들로부터 김영국 불언협 회장을 만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김영국 불언협 회장과 <불교닷컴>이 겪는 어려움이 오늘날 불교계의 현실을 말해준다.”며. “종교가 종교 본래의 뜻에 따라 우리 사회를 정화시키고 바르게 하는데 역할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정환 위원장 “표현의 자유 지키기 위해 함께 투쟁”

오정환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힘들지만 비판의식을 가지고 종교계와 그 내부를 비판해온 분들과 다시 돌아봐야 할 우리 역사를 조명한 탐사보도가 상을 받는 것을 축하한다”며, “촛불항쟁 때 시민에게 약속했던 언론개혁을 다 실현하지 못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동료 언론노동자들과 함께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박건식 PD “국민에게 불교 돌려주려는 이들과 뜻 함께”

박건식 MBC PD수첩 PD는 “많은 젊은이는 세속주의나 배금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불교적 구원에 관심을 보이지만 지금 불교계는 그 젊은이들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 자리는 만해 한용운 스님의 불교개혁 정신과 성철 스님의 봉암사 결사정신을 이어받아 불교계를 다시 국민과 젊은이에게 돌려주려는 분들과 뜻을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법현 스님 “한국불교 내일 위해 더 노력해야”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불언협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노력해왔다”며, “한국불교의 바름을 위해서, 내일을 위해서 앞으로도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 외에 솔바람 대표 동출 스님,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 정남기 전 언론재단 이사장, 신학림 전 미디어오늘 대표, 오정훈 전국언론노조위원장, 박건식 PD수첩 책임프로듀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허태곤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김형남 참여불교재가연대 공동대표,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 소장, 정남기 전 언론재단 이사장, 김정호 지지협동조합 전 이사장 등 70여 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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