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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정부 새 정책, 불교도 미래 ‘불안’

기사승인 2020.01.13  10: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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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추진한 시민권법 개정에 반발하는 이슬람 신도들의 거센 폭력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인도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국가시민명부 등록 절차를 전국에 걸쳐 시행함으로써 불법 이주자들을 색출하겠다는 강력한 방침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시민권법 및 개정 규칙이 예외로 규정한 인도 시민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모든 거주민들, 특히 인도의 여러 성지에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 나라의 스님과 불교도들, 그리고 달라이 라마를 따라 다람살라 등에 정착한 티베트 불교도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불법이주자 색출 명분, 국가시민명부의 전국적 확대 의지 선언

국가시민명부(National Register of Citizens, 이하 NRC)는 인도의 합법적인 시민권자들에 대한 공식적 기록을 지칭한다. 이 기록에는 1955년 시민권법에 따라 시민권자로 자격을 부여받은 개인들에 대한 인구 통계적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1955년 제정된 시민권법과 2003년 개정법규칙에 의하면 인도 시민권자는 양쪽 부모 모두 인도 시민권자이거나 부모 한 쪽이 인도 시민권자이고 다른 한 쪽은 합법적인 이주자에게서 태어난 사람 등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동북부의 ‘아삼 주(州)’의 경우 방글라데시 등에서 넘어오는 불법이민자들이 증가하자 2013년 아삼 주의 선거인 명부에서 불법이민자들을 색출해 달라는 청원이 대법원에 제출되고 2014년 대법원은 아삼 주의 NRC를 새로 작성할 것을 명령했다. 2015년 NRC 등록 절차가 시작되어 이를 통해 방글라데시 독립 직전인 1971년 3월 24일 이전부터 아삼 주에 거주했다는 것을 증명한 이들만 명부에 포함했다. 지난 8월 31일 최종 확정된 명단에 의해 약 190만 명의 지원자들이 탈락하게 된다. 이들이 항소에서 패해 '외국인'으로 최종 분류되면 각종 복지 혜택이 사라지며 재산권 행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수십 년간 살았던 거주지에서 쫓겨나 수용캠프로 보내지거나 최악의 경우는 본국으로 추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삼 주의 NRC 등록 실시 후 이를 전국적으로 실시해야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고 아미타 샤 인도 내무부 장관은 지난 7월 인도 상원에서 "전국 곳곳의 불법 이민자를 철저하게 찾아내 국제법에 따라 쫓아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한 11월 20일, NRC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NRC에 포함될 자격이 없는 사람은 누구라도 국외로 추방될 것이다.”, “성실한 인도 시민권자는 아무것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는 NRC가 전국적으로 실시되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새로운 시민권법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법이주자들은 누구라도 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도 시민권자로 인정받지 못하면 수용이나 국외 추방 등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NRC가 공식적으로 확대 되지 않고 있음에도 이와 유사한 절차들이 많은 주에서 시작되고 있는데 ‘나가랜드’에서 시행되고 있는 원주민 거주자 등록이 한 예이다.

보드가야, 라지기르 외 비하르 주의 다른 불교 성지에 거주하고 있는 스님들과 불교도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NRC 등록 절차가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과정에서 ‘불법이민자’ 혹은 ‘외국인’ 등으로 판단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보드가야에 정착한 텐진 라마는 〈힌두스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비하르 주의 티베트인들의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상황에 따라 아마도 티베트로 돌아갈 것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2011년의 통계에 의하면 비하르 주에는 25,453명의 불교도가 정착해 살고 있다. 비하르 주는 옛 마가다국이 자리하고 있던 곳으로 이곳에는 부처님이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정각을 깨우치신 보드가야, 마가다국의 첫 수도 왕사성으로 유명한 라지기르, 날란다 대학 등 수많은 불교 성지들이 있기 때문이다.

거의 8만 명에 이르는 티베트인들이 달라이 라마를 따라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에 도착했으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다람살라에, 일부는 보드가야에 정착했다. 몇 세대에 걸쳐 이곳에 살았으며 1세대의 사람들은 이미 죽은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도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증명해 줄 선조와 자신의 계보에 대한 기록을 제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비단 티베트 불교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드가야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방글라데시, 부탄, 캄보디아, 중국, 일본, 라오스,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의 사찰이 거의 50개 정도 있으며 여기에는 수백 명의 스님들이 상주하고 있다. 비하르 주의 관광개발협력 관리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이 관광비자로 보드가야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10년 넘게 체류하고 있다고 한다.

복지 축소·재산권 박탈·추방 우려

NRC 확대 불안과 맞물려 더욱 고삐를 죄는 것이 새로 개정된 선거법 규칙이다. 인도의 하원과 상원 통과 후 12월 12일 대통령이 서명한 선거법 개정안 (Citizen Amendment Bill)은, 주변의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 3국의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인도로 이주한 불교도, 기독교인, 힌두교인, 자이나교인, 시크교인, 그리고 파시교도(회교도의 박해로 8세기에 인도로 피신한 조로아스터 교도의 자손)들에게 예외적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1955년에 제정된 기존 선거법은 불법이주자를 유효한 여권이나 여행서류 없이 인도에 들어왔거나 정해진 기한보다 더 체재하고 있는 외국인으로 규정하고 이들은 추방되거나 투옥될 수 있다고 명시한다. 또한 불법이주자들이 인도 시민권자가 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새로 개정된 법안은 또한 개인이 시민권을 신청하기 전에 적어도 11년 이상 인도에 살았거나 연방 정부를 위해 일했어야 한다는 규정을 완화해 그 기간을 6년으로 단축했다.

그런데 그 예외 대상에서 이슬람교도들을 배제함으로써 이슬람 교도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이를 계기로 불법이민자들의 유입이 증가할 것을 걱정하는 원주민들의 저항도 거세다. 이러한 불만들이 폭력시위로 이어져 12월 21일 현재 20명이 숨졌으며 이에는 인도의 수용 캠프에서 자살한 사람과 진압 경찰을 피해 흩어지던 시위대에 짓밟혀 사망한 8세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다.

종교 때문에 고통 받는 소수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한 법이라는 인도 정부의 주장에 대해 반대자들은 이 법은 인도에서 이슬람교도들을 소외시키기 위한 술책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집권 정당인 힌두 근본주의 정당 바라티야 자나타 당(BJP)이 자신들의 지지 세력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한 나라 출신들에게만 종교적 이유를 들어 특혜를 줌으로써 헌법에 명시된 세속주의를 훼손했다는 비난도 받는다.

시민권을 내세운 인도 정부의 강력한 불법이주자 정책이 ‘아삼 주의’ NRC 실시- 선거법 개정 – NRC의 전국 확대 움직임 등으로 이어지면서 다른 나라 출신 거주자들, 특히 부처님의 자취를 따라 인도에 머무르고 있는 수많은 불교도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박선영 기자 budjn2009@gmail.com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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