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은 허리의 통증을 말하는데 때로는 허리통증과 함께 허리와 다리, 무릎 등이 저리고 당기면서 아픈 요각통의 증세로 변하기도 합니다. 요통 환자들이 호소하는 불편함은 무척 다양해서 그저 허리가 묵직하며 뻐근한 증상부터 누워서 몸을 일으키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까지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밤에 더욱 심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자고 일어났을 때 아픈 증상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렇게 요통의 증상이 여러 가지인 이유는 근육, 신경, 인대, 내부 장기 등 원인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동의보감’에 나타난 요통의 원인

《동의보감》에서는 10종 요통으로 분류하여 각 원인에 따른 치료법과 처방을 잘 설명해놨습니다.

첫 번째, 어혈과 외상 및 염좌가 있습니다. 흔히 무거운 것을 들다가 삐끗한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 가면 인대가 늘어났다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주로 무리한 동작이나 작업, 운동 중에 허리의 근육과 인대를 손상해서 오는 것으로 초기에 안정과 치료를 하면 쉽게 호전되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계속 무리를 하게 되면 심해지거나 만성 요통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또 다른 흔한 원인으로는 외상을 들 수 있는데 떨어지거나 부딪히거나 교통사고 등으로 충격을 받아 허리가 아프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럴 경우 허리에 타박어혈이 생겨 경락의 기혈순환을 방해하여 허리통증이 생긴다고 봅니다.

두 번째로는 신허를 들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허리는 신장의 부(府-집이라는 뜻)”라고 하여 신장기능의 약화가 만성요통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장이란 단순히 콩팥을 의미하기보다는 골격계, 내분비계의 기능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신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온전한 형태, 골격 등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그러한 선천적인 형태나 골격의 변형이 왔다면 신허요통을 의심해야 합니다. 신허요통은 별다르게 다친 적도 없는데 허리가 뻐근하며 자주 허리가 아프고 조금만 서있거나 앉아 있어도 쉽게 피로를 느끼는 분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세 번째. 담음(痰飮)을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담음이란 체내에 고여 있는 일종의 노폐물을 말하는데 《동의보감》에서는 담음도 허리통증의 원인 중 하나로 봅니다. 담음이 배설되지 않고, 몸 전체, 혹은 특정부위의 흐름을 틀어막아서 허리가 아픈 것입니다. 요통 환자 중 아픈 통증이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고 체형이 비만하거나 몸이 잘 붓거나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높은 중년환자의 경우 담음이 원인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분들은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살을 빼라는 권유를 받는 수가 많습니다. 담음과 염좌가 같이 동반되어 표현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즉 정상적인 상태라면 허리를 삐거나 다칠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뜨끔하며 다치는 경우에는 담음과 염좌가 겹쳐서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봅니다. 담 결렸다고 할 때 움직임이 없이 결린 경우라면 단순한 담음요통으로 봐야 하며 특정 동작을 하다가 담이 결려 아픈 경우라면 염좌성 담음요통으로 봐야합니다. 그래서 둘 다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만약 하나만 보고 치료하면 통증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 번째, 풍습과 풍한이 허리가 아픈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허리가 아플 때 허리와 다리가 시리거나 찬바람이 난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요통은 외부의 풍한습사(찬바람과 습기)가 몸에 침입하여 발생한 것으로, 감기증세와 비슷하거나 몸살이 나면서 허리가 아프다는 경우에 ‘한요통’, 혹은 ‘습요통’이라고 합니다. 날이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추우면 더욱 쑤시고 아픈 증세가 특징적입니다. 따뜻하게 해주면 많이 부드러워지는 특징을 지닙니다. 여자들에게 많고 산후풍으로 인한 요통에도 많습니다.

다섯 번째로, 내부 장기의 질환을 들 수 있습니다. 신장 외에도 위장 및 장이 나쁘면 만성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아랫배에 가스가 차고 소화가 안 되면 허리가 아파지는 분들을 의외로 많은데 대개 그 원인을 잘 모르고 물리치료 등 국소적인 치료에만 매달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음식을 먹으면 허리가 아프고 소화가 되면 허리가 안 아프기도 하여 식적요통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여섯 번째, 칠정상(정신적인 문제)을 들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등 여러 감정적인 문제가 병을 일으키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칠정상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요통의 원인이 됩니다. 흔히 신경을 쓰고 나면 허리가 뻣뻣해지고 때로 다리까지 저리는 게 바로 이 경우입니다.

정확한 진단 후에는 치료 어렵지 않아

요통의 치료는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내기만 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치료될 수 있습니다. 어혈로 인한 요통은 어혈을 풀어내는 한약과 침술, 어혈을 제거하는 부항 등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담음으로 인한 요통은 음식을 주의하며 체내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는 한약과 침 치료를 병행하면 담음이 잘 생기지 않게 됩니다. 풍습이나 풍한이 원인이면 한약투여와 더불어 훈증, 간접구(뜸의 일종으로 뜨겁지 않은 뜸), 온침 등의 한방 온열물리요법을 사용합니다. 위나 장이 나빠서 허리가 아픈 경우는 속을 치료하여 요통의 원인을 제거하여야 합니다. 칠정상으로 인한 요통을 기요통이라 하는데 한방심리치료와 함께 한약을 사용하여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게 됩니다.

위와 같은 원인치료와 함께 통증이 유발되는 근육을 도와주는 테이핑 요법, 압통점을 제거하여 신속히 통증을 없애주는 약침요법,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고 척추관절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교정, 추나치료 등을 적절히 곁들이고 체질과 근육상태에 적합한 운동방법을 처방하며 식사 및 생활개선에 힘쓴다면 요통은 치료될 수 있을 것입니다.

치료 시 유의사항과 민간요법

요통환자는 지나친 성생활을 피하고 오래 앉아 있거나 오래 서있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합니다. 또한 음주는 요통을 악화시키므로 가급적 절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요통체조나 수영 등으로 허리와 배의 근육을 보강하여야 합니다. 요통에 좋은 민간요법으로는 두충나무의 껍질을 약간 구워서, 차로 끓여 먹으면 도움이 되나 장기복용시에는 한의사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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