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YBA 대한불교청년회 회원들이 심우장에서 열린 창립 100주년 기념법회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KYBA대한불교청년회(중앙회장 하재길, 이하 대불청)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하고, 만해평화센터 건립 등 100주년 기념사업과 향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대불청은 6월 20일 오후 2시 서울시 성북구 심우장에서 역대 회장, 지도위원, 지구장, 중앙회 집행부 등 회원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100주년 기념법회’를 개최했다.

대불청의 전신인 조선불교청년회는 ‘불교를 통해 민족의 각성, 조국 광복과 독립을 이룩하라’는 만해 한용운 스님의 뜻을 받들어 1920년 6월 20일 각황사에서 창립됐다.

대불청은 당초 기념법회를 조선불교청년회가 창립된 조계사(옛 각황사)에서 봉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초대 총재인 만해 스님이 말년에 주석한 심우장에서 개최했다. 대불청은 기념법회에 앞서 손소독제 비치하고 참석자 체온을 측정했으며, 의자 간격을 넓게 배치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 하재길 KYBA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하재길 대불청 중앙회장은 인사말에서 만해 한용운 선사의 불교개혁과 시대정신을 계승해 사회에 회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 중앙회장은 “사회는 변화하는데 불교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신도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불청은 창립 100년을 맞는 한국불교의 청년조직으로서 새로운 100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해 선사의 불교 개혁 정신을 이어 재가 중심의 새로운 불교를 만들어야 하고, 그 화두를 대불청이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 중앙회장은 이어 “만해 선사의 시대적 화두가 조국의 독립이었다면, 이 시대의 화두는 분단의 극복”이라며, “평화통일을 위한 불교의 화쟁과 상생의 정신을 대불청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 중앙회장은 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할 만해평화센터에서 불교 개혁과 평화 통일이라는 두 화두를 함께 고민하고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며, “오늘 기념법회는 지난 10년 동안 준비해온 100주년 기념사업의 마침표를 찍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배영진 백주년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도 인사말에서 “대불청은 민족의 자주독립과 불교 개혁을 통한 민족 구제를 목표로 창립됐다.”며, “진정한 보살의 길을 개척하고, 민중의 소리를 듣고, 함께 하는 열정으로 새로운 불교,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대불청 총재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천태종, 진각종, 태고종 등 각 종단 지도자와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 등 단체장, 주호영 국회 정각회 명예회장,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정계 인사의 축하 영상과 메시지도 이어졌다.

원행 스님은 축하 영상에서 “만해 선사의 기백을 본받아 불퇴전의 청년 정신으로 불국토 건설에 앞장 서 달라.”고 말했다. 스님은 또 “젊은 신도 감소라는 위기를 맞아 청년 불자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대불청이 새로운 백년을 열어가는 청년 포교의 중심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도 “지난 100년의 불심과 진취적인 열정을 바탕으로 한국불교 발전과 인류 평화를 위해 전법의 사자후를 울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창립 100주년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는 지구장들.

축하 영상과 메시지 소개에 이어 하재길 중앙회장이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진행된 만해평화센터 건립과 향후 사업을 발표했다

대불청은 만해 한용운 스님의 자주독립, 불교개혁 정신과 실천력을 계승해 한국사회를 이끌어갈 불교, 분단 극복이라는 시대의 화두를 고민하고 선도하는 불교로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만해평화센터(불청100주년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만해평화센터 건립 사업은 대불청이 백주년기념사업회를 꾸려 ‘백만불사 오백나한’ 운동을 진행하는 등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왔다. ‘백만불사 오백나한’ 운동은 건립불사 기금 100만 원을 보시하는 불자 500명을 모집하는 불사다. 대불청은 기존 건물을 매입해 내년 2월 중 서울시내에 만해평화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만해평화센터는 연구실과 강의실, 자료보관실, 프로그램 개발실 등을 갖추게 된다.

대불청은 만해평화센터를 통해 △만해기림사업 △학술·연구 △희망인재육성 △통일·교육 △문화보존 △국제연대 등 각종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만해 순례길 사업(길 위에서 길을 묻다), 만해평화센터 정기 세미나(학술심포지엄), 위기 청년 마음 챙김 사업(청년 쉼자리 운영), 북한문화재 보존사업, 정의평화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이 포함돼 있다.

하재길 중앙회장은 “우리 사회는 세계를 이끄는 중심국가로까지 성장했지만 사회는 해결되지 않은 사회적 고통과 불확실한 미래 등 위기에 직면해 100년 전 시대의 선구자로서 대불청을 태동시켰던 만해 한용운 선사를 다시 소환하고자 하는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며, “대불청은 분단 예토를 통일 정토로 만들 만해, 양극화의 심화 속에 허덕이는 우리 사회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을 회복할 만해, 인류 정의와 상생의 가치를 이끌어 갈 만해,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른 가능성과 기후환경 변화 위기가 상존하는 위험사회 속에서 올바른 길을 안내할 만해 등 ‘제2의 만해’ 역할을 자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00주년 기념사업 발표에 이어 대불청 각 지구장이 함께 ‘창립 100주년 발원문’을 낭독했다. 발원문에서 대불청은 “우리 청년불자들은 만해 대선사의 정신을 계승하여 불퇴전의 용기와 혁신성, 청년의 진취성으로 고난을 보람으로 여기며 온갖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통일성업을 이루기 위해 통일의 법등을 높이 들고, 중생의 고통을 지속시키는 악법을 끊어내고, 발고여락의 이념이 차 넘치는 현세의 지상정토를 세우겠다.”고 발원했다.

참석자들은 기념식 후 조계사 옆 수송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대한불교청년회가 창립된 조계사(옛 각황사)와 주변 지역을 답사한 뒤 기념법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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