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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국가·조계종 상대 10억 원 손배소 제기

기사승인 2020.06.22  20: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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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 남용한 국가와 이에 동조 종교범죄에 책임추궁 목적”
다른 피해자 추가 소송 예고…국정원 개혁 시민 단체 결성

   
▲ 명진 스님과 소송대리인 중 한 명인 이덕우 변호사(오른쪽 첫 번째)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손배소 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소송대리인단은 기자회견 직전 전자소송 소장을 접수시켰다.

명진 스님이 국가와 조계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정원은 불법적으로 명진 스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였고, 조계종은 국정원과 결탁해 스님을 불교계에서 퇴출하는 공작을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명진 스님 제적 철회를 위한 원로모임’(이하 원로모임)과 ‘열어라 국정원! 내놔라 내 파일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자승적폐청산위원회는 6월 15일 오전 11시 서울시 중구 장중동 소재 우리함께빌딩 2층 기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와 조계종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10억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명진 스님을 불법사찰한 것은 국정원개혁위원회가 적폐청산TF로부터 ‘명진 스님 불법사찰 사건’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받고 검찰에 수사의뢰할 것 등을 권고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2017년 11월 6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시민행동이 국정원장에게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명진 스님이 국정원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 불법사찰 문건 중 일부인 13건을 확보했다.

확보한 문건 중에는 국정원이 2010년 3월 31일 작성한 ‘명진 봉은사 주지 관련 각종 추문 확인 결과 및 평가’라는 제목의 문건이 포함돼 있다. 이 문건에는 “총무원장 자승에게 직영사찰 전환 조기집행은 물론 종회의결 사항에 대한 항명을 들어 호법부를 통한 승적 박탈 등 징계 절차에 착수토록 주지”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소송 대리인단은 <소송취지문>에서 “조계종은 국정원이 명진 스님을 불법사찰하고 조치사항으로 지시 명령한 것을 그대로 수행했다.”고 밝히고,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과 명진 스님 주지직 퇴출, 그리고 항명과 한전 부지 개발 관련 계약서 작성 등 허위사실을 근거로 한 징계, 승적 박탈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은 이어 “그동안 벌어진 일은 나라, 즉 이명박 정권 국정원의 국정원법 위반 범죄행위에 조계종이 가담한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하고, “명진 스님이 나라와 조계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권력을 남용한 국가범죄, 종교범죄에 대한 책임 추궁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영국 자승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은 ‘조계종의 공모’에 대해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가권력기관이 불법적으로 민간인, 더구나 스님을 사찰하고 파렴치한 짓을 한 증거가 일부나마 공개됐다.”며, “파렴치한 불법사찰 행위에 조계종이 가담한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 후에 명진 스님이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을 찾아가 “이유가 뭐냐?”고 묻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귀신이 씌운 모양”이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고, “자승 전 총무원장이 말한 귀신이 국정원 귀신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직영사찰로 전환한 것은 자승 전 총무원장 혼자 한 것이 아니라 국정원이 명진 스님을 쫓아내기 위해 벌인 것”이라며, “이번 손배소 소송으로 국정원의 불법사찰 범죄 행위가 드러나고, 동조 공모한 자승 전 총무원장의 범죄 행위까지 다 밝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명진 스님과 소송대리인 이덕우 변호사(왼쪽 두 번째), 김영국 자승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첫 번째), 신학림 명진 스님 제적 철회를 위한 원로모임 집행위원장(왼쪽 첫 번째)이 ‘정부는 국정원 불법사찰 진상규명에 즉각 나서라!’, ‘정치공작 웬말이냐, 국정원을 개혁하라!’라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소송 당사자인 명진 스님도 발언에서 “얼마만큼 국가 권력과 가까운가로 총무원장도 될 수 있고 교구본사 주지도 될 수 있는 게 조계종의 현실”이라며, “조계종이 국가권력과 결탁해 나를 내치는 과정이나, 나눔의집이 어린 소년 소녀들이 낸 후원금까지 모아서 호텔식 요양원을 지어 이익을 창출하려 한 것도 권력이 후원해주고 종교가 앞장서서 걸어갔던 자본의 타락의 일면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명진 스님은 이어 “국가기관이 개인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사찰한 경우가 문건으로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민 세금이 사람을 사서 뒷조사를 하는 저질스러운 행위에 쓰여진다는 것이 너무 한심하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제 여대야소가 됐으니 야당이 발목 잡는다는 핑계로 더 이상 국가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을 미루거나 멈출 수 없다.”고 지적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즉시 국정원장에게 국정원 개혁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어 “이달 말까지 대안을 재대로 내놓지 않으면 대통령에게 면담을 신청을 하고, 1인 시위를 해서라도 국가권력의 부패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원로모임과 시민행동, 자승적폐청산위원회는 신학림 원로모임 집행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국가와 조계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계기로 국정원 개혁을 위한 작은 발걸음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불법사찰과 공작을 저지른 국정원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불법사찰 실상과 자료를 공개하기는커녕 피해자들의 정보공개 요구를 거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찰 자료를 폐기하지도 않고 있다”며, “국정원의 불법사찰 실태와 자료를 전면 공개하도록 하고 사찰에 관여한 국정원장과 관련자를 엄중 문책할 것”과 “국정원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정원 개혁을 위한 입법조치에 즉각 나설 것”을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에 각각 요구했다.

이들은 또 “명진 스님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스님 한 사람의 소송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해 추가 소송을 제기하고 국정원장을 비롯한 책임자 처벌과 국정원 개혁을 위해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들은 국정원 불법사찰 피해자와 국정원 개혁을 위해 활동해온 시민단체가 연대해 시민투쟁기구를 결성할 계획도 밝혔다. 이와 관련 양기환 대변인은 “참여연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천주교 인권위원회, 진보네트워크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국정원감시네트워크와 원로모임, 시민행동, 자승적폐청산위원회가 모여 연대조직을 만들기로 하고 두 차례 워크숍을 개최했다.”며, “6월 30일 연대체인 ‘국정원 불법 사찰 진상 규명과 개혁을 위한 시민모임’의 발족을 최종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또 불법사찰 피해자들의 정보공개 청구소송과 손해배상소송을 맡을 국정원개혁특위가 민변 내에 구성된 것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회 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윤 기자 budjn2009@gmail.com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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