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로 승격 예고된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 범어사 성보박물관 소장.

재단법인 선학원 설립조사 중 한 분인 성월 일전(惺月 一全, 1866~1943) 스님이 소장했던 《삼국유사》가 국보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현재 범어사가 소장하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1책을 국보로 승격 지정할 예정”이라고 6월 29일 밝혔다.

《삼국유사》는 태조 3년(1394) 경주에서 간행된 송은본과 중종 7년(1512)에 간행된 정덕본이 각각 국보 제306호와 제306-2호로 지정돼 있다.

국보 승격이 예고된 범어사본은 송은본 계열이다. 국보로 지정된 다른 판본보다 이른 시기에 인출되었고, 기존 지정본에서 빠진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서 서지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크다. 송은본 계열의 《삼국유사》는 정덕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어 삼국유사 판본 교감과 원판 복원 자료로서 역사·학술적으로 중요하다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는 현존하는 《삼국유사》 판본 가운데 가장 빠른 인출본”이라며,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기타 지정본의 훼손되거나 결락된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 종교·역사·지리·문학·언어·민속·사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대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사료의 집합체라는 점에서 국보로 지정해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국보로 승격 지정하려는 이유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전 세계를 통틀어 유일본인 원나라 법전 ‘지정조격(至正條格) 권1~12, 23~34’와 정조의 친위부대 장용영(壯勇營)이 주둔한 청사의 본영을 그린 건축화 ‘장용영 본영도형(壯勇營 本營圖形) 일괄’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6월 25일 보물 제410호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을 국보 제332호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41호 ‘안동 봉황사 대웅전’을 보물 제2068호로 각각 지정하고,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70호 ‘의성 고운사 연수전(延壽殿)’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은 화강암 기단 위에 석회암의 일종인 고회암(苦灰巖)을 벽돌처럼 다듬어 쌓아올린 모전석탑(模塼石塔)이다. 수마노탑은 드물게 기단부터 상륜부까지 온전한 탑이며, 석가탑(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다보탑처럼 탑 이름이 지금까지 전하는 몇 안 되는 탑이다. ‘수마노’라는 이름은 자장 율사가 진신사리를 모시고 귀국할 때 율사의 법력에 감화된 서해 용왕이 선물한 마노석(瑪瑙石)으로 탑을 쌓았다는 설화에서 유래했다. ‘물길을 따라 마노석을 가져왔다’는 의미로 ‘물 수(水)’ 자를 붙여 수마노탑이라 이름 지었다.

‘안동 봉황사 대웅전’은 앞면 다섯 칸 규모의 팔작지붕 불전이다. 앞면 기둥이 배흘림기둥인 것이 특징이다. 대웅전은 17세기 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조선 후기 불전은 대개 앞면 세 칸의 맞배지붕 전각이라는 점과 배흘림기둥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보물로 승격이 예고된 대한제국기 황실 기념 건축물 ‘의성 고운사 연수전’.

‘의성 고운사 연수전’은 광무 6년(1902) 고종이 기로소에 입소한 것을 기념해 이태 뒤 세운 원당이다. 경내에 있던 영조 기로소 봉안각 전례를 따라 세운 대한제국기 황실 기념 건축물이다.

정면 세 칸, 옆면 세 칸 규모의 단층 팔작집인 연수전은 솟을삼문 형식의 정문인 만세문과 담장을 두어 사찰 내 다른 구역과 구분된다. 기둥머리 이상의 부분에 화려한 금단청을 하고, 천장에는 용과 봉, 해와 달, 학과 일각수(一角獸), 소나무와 영지, 연과 구름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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