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제306-4호 ‘삼국유사 권4~5’. ‘의상전교(義湘傳敎)’ 조 부분을 펼친 모습이다. 사진 제공 문화재청.

남아있는 《삼국유사》 판본 중 간행 시기가 가장 빠른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 권4~5가 국보로 승격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보물 제419-3호 ‘삼국유사 권4~5’를 국보 제306-4호로 지정하고, ‘장용영 본영도형 일괄’을 보물 제2070호,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을 보물 제2071호,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을 보물 제2072호,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여래삼존상 복장전적’ 중 ‘대방광불화엄경 진본(晉本’)을 보물 제2073호, ‘대방광불화엄경 정원본(貞元本)’을 보물 제2074호, ‘제다라니’를 보물 제2075호로 각각 지정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과 ‘복장전적’도 보물 제2076호와 보물 제2077호로 각각 지정했다.

‘삼국유사 권4~5’(이하 범어사본)는 선학원 설립조사 중 한 분인 성월 스님(1865~1943)이 소장하다 1907년경 범어사에 기증한 것이다. 범어사본은 완질은 아니지만 태조 3년(1394) 경주부사 김거두가 판각한 판본 중 인출(印出) 시기가 가장 빠르다. 특히 같은 계열의 판본으로 앞서 국보로 지정된 송은본(국보 제306호)과 파른본(국보 제306-3호)에 없는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고, 중종 7년(1512) 간행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어 《삼국유사》 판본 교감과 원판 복원 자료로 매우 중요하다.

‘삼화령 애기부처’로도 불리는 ‘경주 남산 장창곡 석조미륵여래삼존상’은 삼국시대 미륵신앙과 신앙행위를 보여주는 불상이다. 《삼국유사》에 신라 선덕왕 13년(644) 생의(生義) 스님이 경주 남산 골짜기에서 발견해 봉안하고, 신라 경덕왕 때 충담(忠談) 스님이 차를 공양했다고 전하는 ‘삼화령 미륵세존’으로 추정된다.

본존불은 우리나라 불상으로는 드물게 의자에 앉은 자세, 즉 의좌상(倚坐像) 형태를 취하고 있다. 본존불은 우리나라 의좌상 불상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의좌상은 5~6세기 중국 남북조 시대에 널리 유행했는데, 미륵불인 경우가 많다. 협시보살은 어린아이처럼 4등신의 신체비례를 보이는데, 6~7세기 중국 북주 시대부터 수나라 시대에 유행한 양식이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및 복장유물’은 아미타불과 관음·지장보살로 구성된 삼존상과 복장에서 발견된 유물이다. 아미타, 관음, 지장으로 구성된 도상의 삼존상은 고려 후기에 등장해 조선 후기까지 조성됐지만 지금까지 전하는 경우가 아주 드물다. 삼존상은 불상 형식과 복장 발원문의 내용, 성종 21년(1490)을 전후해 왕실 지원으로 해인사와 원당암이 중창된 사실 등을 고려할 때 15세기 후반 왕실 후원으로 조성된 불상으로 추정된다.

‘합천 해인사 원당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복장전적’은 13세기 중엽 고려시대에 판각돼 14세기 말 15세기 초 조선시대에 인출된 경전이다. ‘대방광불화엄경 진본’과 ‘정원본’은 고려 중업부터 조선 초에 이르는 시기 해인사의 사상적 경향과 출판 인쇄 역량, 국보 제206호 ‘합천 해인사 고려목판’에 포함된 개별 경판과의 상관성을 파악할 수 있는 전적이다. ‘제다라니’는 휴대용 경전인 ‘수진본(袖珍本)’으로 정확한 판각 연대가 있고, 현재까지 발견된 유일본이다. 특히 아미타, 비로자나, 석가모니의 삼불상(三佛像)과 마리지천상이 표현된 변상도는 처음 확인된 것으로 고려 말 삼불상 구성과 마리지천 신앙을 알려주는 자료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유물’은 광해군 9년(1617) 행사 스님 등 조각승 9명이 조성한 불상과 복장유물이다. 불상은 임진왜란 이후에 조성된 7존 형식으로는 가장 크고 높은 작품이다. 불상은 진흙으로 조성한 소조불상이다. 17세기 전반 대형 불상 조성 방법으로 널리 이용된 소조 불상으로는 가장 빠른 예다. 조선 후기 삼불상·사보살상 도상과 제작기법 연구에 기준이 된다.

‘공주 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사보살입상 및 복장전적’은 모두 8점이다. 한 점은 흰 종이에 먹으로 쓴 《금강경》이고, 나머지는 고려에서 16세기 조선시대 중반까지 인출된 목판본 경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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