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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페르소나 에니어그램

기사승인 2020.10.05  14: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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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 가지 성격 유형 통합, 균형 잡힌 삶

12세 아들을 둔 한 부부가 상담실 문을 두드렸다. 부부는 아들이 우울증에 걸린 것 같다며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운을 뗐다. 상담사는 일단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다음 상담시간에 아들과 함께 방문할 것을 요청했다. 상담사는 아들과 일대일 상담을 하면서 우울증과 관련하여 아들의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부부와 아들 모두 에니어그램 검사를 해 보았다. 검사 결과 부부의 중심성격은 외향적이고 모험을 즐기는 열정적인 성격 7번이 나왔고, 아들의 중심성격은 자신만의 안전한 장소에서 탐구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5번이 나왔다. 부부의 눈에는 방 안에만 들어가면 몇 시간이고 나오지 않고, 여행을 가는 것도 싫어하며, 야구장에 가는 것도 마다하는 아들이 우울증에 걸린 건 아닌지 의심했던 것이다.

위의 이야기는 에니어그램 강의 시간에 들은 한 사례이다. 피를 나눈 가족 간에도, 친구 간에도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오해하고 갈등한다.

얼마 전, 한 방송사에서 종방한 드라마〈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의 내용을 잠시 들여다보자. 수년간 연락하지 않은 자매, 폭력적인 남편에게 ‘졸혼’을 선언한 아내, 그들은 서로에 대해 “쟤는 원래 저래.”라고 단정 짓고, 그것으로 다 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오해가 가족불행의 시작이었다. 가까운 가족을 비롯하여 사회에서 만나는 모든 대인관계가 어려운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 인간의 인생 방향과 성격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릴 적 경험이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주요 성격이 3~4세까지 이루어지고, 6세가 되면 기본 성격이 모두 이루어져서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간다고 한다.

많은 성격 유형 검사가 있지만, 그 가운데 에니어그램의 성격 유형이론을 보면 아이가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9가지 성격 유형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신념, 생존방식 등이 일생동안 고착되어 9가지의 유형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현재의 나’는 ‘어린 시절의 나’와는 다른 환경, 다른 세상에서 사는데도 여전히 어린 시절의 왜곡된 세상에서 살기 때문에 왜곡된 자아 이미지에 고착된다. 성장하면서 그것이 더욱 심화되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면서 대인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어린 시절 무의식으로 만들어진 이 자동화된 시스템을 알지 못하면 결코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에니어그램 이론이다. 그래서 에니어그램 프로그램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또는 ‘내적 여정’이라고도 한다.

에니어그램은 ‘아홉 개의 점이 있는 그래프’라는 뜻으로 고대 중동지역에서 시작되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1970년에 오스카 이카조와 클라우디오 나란조에 의해 성격 분류 체계로 정리되었다.

에니어그램 이론은 다른 성격 유형과 달리 하나의 유형을 찾는 것이 아니다.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홉 가지 유형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다. 하지만 대채로 사람은 어린 시절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쓴 한 유형을 핵심 유형으로 갖게 되고, 점점 그 유형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것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나머지 여덟 가지 유형의 긍정적인 면을 발전시켜 아홉 개의 점이 통합되면 더욱 유연하고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검사 결과 “나는 1번이야.”, “나는 7번이야.”라고 자신의 성격 유형을 찾아 낙인찍는 것이 아니라 “나는 성격 유형 1번의 가면을 쓰고 살았구나.”, “나는 성격 유형 7번의 가면을 쓰고 살았구나.”라고 깨닫고, 나머지 여덟 가지 유형을 통합하여 건강한 삶을 이끌고자 하는 것이 에니어그램의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은 장(腸), 가슴, 머리라는 세 가지 중심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 중심 유형은 8번, 9번, 1번 유형이며 ‘분노’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가슴 중심 유형은 2번, 3번, 4번 유형이며 ‘이미지와 관계’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머리 중심 유형은 5번, 6번, 7번 유형으로 그들의 주제는 ‘두려움’이다.

에니어그램을 통해 본 아홉 가지 성향은 다음과 같다.

 

가슴 중심(감정형)

2유형 - 도와주는 성향

3유형 - 성취하는 성향

4유형 - 낭만적인 성향

 

머리 중심(사고형)

5유형 - 관찰하는 성향

6유형 - 충성하는 성향

7유형 - 모험적인 성향

 

장 중심(의지형)

8유형 - 도전하는 성향

9유형 - 평화적인 성향

1유형 - 개혁하는 성향

사람과의 관계에서 성격을 이해하는 일은 중요하다. 본인의 성격적 특징을 정확하게 알고, 서로 다른 다양한 성격 유형을 이해하는 일은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과업일 것이다. “정말 저 사람은 이해 못 하겠어.”가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지.”라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에니어그램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낙인찍는 도구가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는 도구가 될 것이다.

용진 스님 비·채명상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저작권자 © 불교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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