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로 지정 예고된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 사진 제공 문화재청.

조선 후기에 조성된 마애미륵상인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이 시도 유형문화재에서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승격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10월 29일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을 보물로 승격하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소장한 ‘대방광원각수다요의경(언해)〔大方廣圓覺修多羅了義經(諺解)〕 권상 1의 2’ 1권 1책과 함양 등구사가 소장한 ‘미륵원명 청동북’을 보물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문경 봉암사 마애미륵여래좌상’(이하 좌상)은 현종 4년(1663) 환적당 의천(幻寂堂 義天) 스님이 발원해 조성한 마애불이다. 조계종 종립선원인 봉암사 경내 백운대(옥석대)에 있다.

머리 주변을 깊게 파서 광배를 표현하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얕아지는 부조로 불신을 조성했다. 상호와 자세, 착의법 등 세부 표현이 ‘나주 죽림사 세존괘불탱’이나 ‘구례 화엄사 영산회괘불탱’과 닮아 불화와 연관성도 엿볼 수 있으며, 수인이 긴 다발형 꽃가지를 두 손으로 쥔 ‘용화수인(龍華手印)’인 것도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이 좌상은 조성 연대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마애불 도상의 기준작으로 삼을 수 있다.”며, “문헌으로 제작 시기와 제작 동기, 주관자, 도상 등을 고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마애불이라는 점, 조선 후기 마애불 연구뿐만 아니라 미륵불상의 도상 연구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ㆍ학술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언해) 권상 1의 2’(이하 언해)는 규봉 종밀의 초본에 세조가 한글로 구결한 판본을 저본으로 세조 11년(1465) 주자소에서 금속활자인 을유자로 간행한 것이다. 이 언해본은 언해본 간행을 위해 별도로 주조한 일명 ‘을유한글자’를 사용해 간행한 판본인 점이 특징이다. 을유자는 활자가 단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성종 15년(1484)에 녹여서 갑진자 주조에 사용해 현존하는 예가 드물다. 특이 을유자와 을유한글자로 간행한 ‘언해’는 완질이 전하지 않아 전래본도 많지 않다.

문화재청은 “전래 판본이 적은 귀중본으로 15세기 국어학과 서지학, 금속활자 인쇄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미륵원명 청동북’은 고려시대 금고다. 옆면에 새겨진 명문으로 고려 명종 20년(1190)에 조성했음을 알 수 있다. 뒷면이 뚫려 있는 반자(盤子) 형식이다. 3개의 손잡이〔鈕〕가 달려 있으며, 당좌 안에는 연꽃 씨 14개가 양각돼 있다.

문화재청은 “문양을 조각하는 솜씨가 좋고, 주조 기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 청동북의 제작 기법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숙종이 기로소에 들어간 것을 기념해 숙종 46년(1720)에 제작한 ‘기사계첩(耆社契帖)’ 12첩 중 풍산 홍 씨 후손 소장본을 국보로 승격 지정 예고하고, 훈민정음 창제 후 처음으로 간행한 번역시집인 ‘분류두공부시(언해)〔(分類杜工部詩(諺解) 권11’과 영조 36년(1760) 출발해 이듬해 돌아온 동지사행(冬至使行)의 내용을 그린 어람용 화첩 ‘경진년 연행도첩(庚辰年 燕行圖帖)’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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