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의 주제는 천식(喘息)으로 숨을 짧게 쉬고 기침을 자주 하는 병입니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기침하는 것이 두려운 때, 천식 환자들은 고통이 클 것입니다.

한자어로는 ‘숨찰 천(喘)’, ‘숨쉴 식(息)’이고 영어 표기인 ‘asthma’는 그리스어의 ‘날카로운 호흡’이라는 말에서 기원했다고 합니다. 천식은 기침을 주된 증세로 하며 울리는 소리가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등과 같은 유해한 공기를 마셔 자율신경계가 교란되면 호흡을 담당하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폐와 기관지에 염증이 생깁니다.

처음 시작은 가벼운 기침 등으로 시작해서 점점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추위가 심해지면 점점 더 악화되고, 담배 연기, 매연, 과식, 스트레스 등도 악화요인이 됩니다.

기침 잘 낫지 않으면 의심해 봐야

일반적으로 천식 환자는 감기를 앓고 나면 호흡곤란이 오거나, 달리 한의사기를 하고 나면 쌕쌕거리는 증세가 있기도 합니다. ‘쌕쌕’, ‘휘이휘이’ 같은 호흡음은 기관지에서 나는 소리로 천명음이라고 합니다.

가벼운 경우에는 청진음으로만 들리고, 심해지면 비로소 자각하거나 주변사람들도 인지하게 됩니다. 감기를 오래 앓고도 기침이 잘 낫지 않는다든지, 기침을 너무 오래 한다든지,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여 호흡하기 힘들다든지 하는 현상을 겪게 된다면 다른 호흡기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서라도 병원에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침을 진정시켜주고 기관지의 염증을 줄여주는 처방을 받아 장기간 치료를 했음에도 잘 낫지 않는 환자들을 눈여겨보면, 폐의 기능이 현격하게 저하되고, 체중이 줄어든다던지, 피로도가 증가하여 외부의 공기와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를 잘 진찰하여 ‘폐기허’, 혹은 ‘폐음허’ 등과 같은 폐의 허 로(虛勞)로 진단하는 경우는 보폐(補肺) 및 강기(降氣)를 잘 할 수 있도록 폐의 힘을 길러주는 처방을 하게 됩니다.

폐는 과열방지 냉각시스템

폐는 호흡을 통해 산소가 충분히 공급된 혈액을 심장으로 보내주 고, 몸에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내보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기능 외에 오행의 속성상 금(金)에 배 속하여 과열될 수밖에 없는 화(火)의 기운을 내려 보내는 작용을 한 다고 보았습니다.

즉, 인체는 계속 움직이면 결국 고갈되거나 과열되어, 금방 진액이 다 할 것입니다. 그래서 폐가 숙강(肅降), 즉 기를 맑게 하고 내려 보내는 역 할을 한다고 고대의서에는 나와 있습니다. 다른 인체기관과의 연계를 통 해 폐는 과열방지를 해주는 냉각시스템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폐가 이러한 역할을 하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입니다.

한의학에서는 폐의 기를 내려주거나 폐의 기를 보해주는 침법을 쓰기도 하고, 폐의 힘을 보태주는 한약재로 처방을 하여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폐나 기관지의 증세를 없애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폐의 상황을 먼 저 파악한 다음 폐가 필요한 것을 주는 것, 그것이 근본적인 치료로 가 는 길이 될 것입니다.

천식은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경우가 많고, 나았다 싶어도 악화요인을 만나면 자주 재발합니다. 실제 한의원 내방 천식 환자 중 자녀와의 이가 소원해져서 너무 속상한 나머지 호흡이 더 가빠지며 증세가 심해 져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스트레스도 분명 중요한 악화요인이 됩니다.

반복적이고 차도가 더딘 치료라서 증세도 잡아야 하고 재발할 요소가 생기더라도 몸이 방어해 낼 수 있는 건강한 상태로 회복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입니다.

천식에 도움이 되는 음식

● 도라지-기관지의 염증상태를 진정시키며 기침을 완화해줍니다.

나물 반찬으로 먹을 때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과다복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 배-폐의 진액을 보충해주며, 오래된 감기 등으로 지친 폐의 기운을 회복합니다. 흔히 배를 고아 먹으며, 배의 속을 파서 꿀을 넣어 중탕하는 ‘이화고’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합니다.

● 소자-자소자(紫蘇子)는 차조기 씨라고도 하며 매운 맛이 좀 납니다. 많이 먹는 것을 주의하며 2리터 물에 보리차 끓여 먹는 정도의 양, 밥숫가락 2술을 넘기면 안 됩니다.

안수봉·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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