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춘 사단법인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이 초의 스님 관련 유물 169건 364점을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했다. 사진 제공 국립광주박물관.

박동춘 사단법인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이 1월 7일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에 초의 의순(草衣 意恂, 1786~1866) 스님 관련 유물 169건 364점을 기증했다.

박 소장이 기증한 유물은 초의 스님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와 스승인 응송 스님에게 전해 받은 자료이다.

초의 스님은 대흥사 13대 종사의 한 사람으로 선(禪)과 교(敎)를 아우르는 수행자이자, 우리나라 차 문화를 부흥시키고 정립한 중흥조이다. 스님은 《동다송(東茶頌)》, 《다신전(茶神傳)》과 같은 다서(茶書)를 편찬해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고, 정통 제다법으로 초의차를 완성해 흔히 ‘다성(茶聖)’으로 불린다.

스님은 김정희, 정약용, 권돈인, 박영보, 변지화, 신위, 허련, 홍현주, 황상 등 당대 이름난 학자와 문인, 예술가와 교류했다. 박 소장이 기증한 유물 중에는 당대 인물들이 초의 스님에게 보낸 편지와 시축이 많다. 이중 초의차를 예찬한 박영보의 <남다병서첩(南茶幷序帖)>과 박영보의 스승 신위의 <남다시병서(南茶詩幷序)>는 당시 사대부가 차에 대해 가졌던 인식이 잘 드러난 유물이다.

박 소장 기증 유물 중에는 초의 스님이 지은 《참회법어첩(懺悔法語帖)》 등 육필 저술과 등초한 문헌 등도 포함됐다. 이 중 《직지원진(直指原眞)》는 풍수지리서로 초의 스님이 풍수지리에 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유물이다. 기증품 중에는 초의 스님의 다풍을 보여주는 다구 등도 포함됐다.

박 소장은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한 유물이 차를 비롯한 조선 후기 문화 연구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고, 나아가 박물관을 찾는 분들이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립광주박물관은 박 소장으로부터 기증받은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차 문화의 연원과 계보를 연구하고, 연구 성과를 도서 발간과 전시를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 차 문화 연구사업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국립광주박물관 관계자는 “박동춘 소장이 기증한 유물은 초의 스님을 비롯해 그와 교유한 인물들의 정황은 물론 조선 후기의 차 문화, 풍속, 종교, 문화 등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며, “박 소장이 초의 스님 유물을 기증한 것은 도자문화 거점 박물관을 지향하는 국립광주박물관이 우리의 차 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해 우리 문화의 원형을 국내외에 알리는데 활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동춘 소장은 초의-범해(梵海)-원응(圓應)-응송 스님으로 이어지는 다맥을 이었다. 1979년 응송 스님과 학연을 맺으며 차와 불교를 공부하기 시작한 박 소장은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동국대학교 대학원 선학과에서 <초의 선사의 다문화관(茶文化觀) 연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응송 스님에게 전수받은 초의 스님의 제다법으로 차를 만들어 전통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작업 또한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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