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연 스님 | 담앤북스| 1만 5000원

매실, 감, 귤 등 과실수를 심어 수확하면 신도들과 나눠 먹는 스님. 도량에서 염불 소리 들어가며 자라서 그런지 신경 안 써도 과일이 맛있다고 하는 스님.

따듯한 남쪽 나라의 노래를 들려주는 듯, 책에는 제주 무주선원의 이야기와 본연 스님의 따듯한 수행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렇다고 스님의 수행이 물렁물렁하다는 것은 아니다. 스님은 청화 스님의 제자로 “인터넷으로 청화 큰스님의 법향을 정리하고, 도량을 열어서 큰스님 법을 따라 여법 정진하며, 큰스님의 법향을 법공양으로 회향하겠다는 목적”으로 무주선원을 세웠다. 본연 스님은 환갑이 넘으면서 몸이 늙는 신호를 보내자 “노후 대책은 ‘마음 비우는 것’이고, 잔병에 걸리면 고치면 되고, 큰 병이 나면 죽으면 되니 남은 것은 정진뿐이다.”라고 써놓았다.

본연 스님은 영하 20도에서 30도를 오르내리는 최전방의 군대 이야기와 제대 후 강변역 건설 현장에서 일당 6000원짜리 막노동을 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겨울은 하심을 익히기 좋은 계절”이라고 했다.

또 출가 전 읽었던 〈샘터〉, 〈뿌리 깊은 나무〉 등 잡지와 《죽음의 수용소에서》, 《제3의 물결》, 《주역》, 《성경》, 《달라이 라마 자서전》 등을 열거하며 많은 책을 섭렵하며 내린 결론은 “모든 현상의 근원은 마음에 있고, 마음 가운데 최정상에는 자비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매 장마다 솔직담백한 말투와 청빈한 생활태도, 수행에 대한 분명한 기준이 삼박자를 이룬다. 아무 곳이나 펼쳐보아도 스님과 차 한 잔 하는 듯한 편안함을 주는 책으로 코로나19로 사람들 만나기가 쉽지 않은 요즘에 접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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