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국민들 시름이 깊어지는 동안 전남 해남 대흥사 스님들이 식사와 음주를 벌인 장면이 <연합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7월 20일 저녁 8시 59분 <연합뉴스>는 ‘전남 유명사찰 스님들 한밤 술 파티 정황…목격자가 촬영해 신고’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 해남군 한 사찰 소유의 숙박시설에서 승려 10여 명이 술과 음식을 먹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것.

<연합뉴스>는 목격자가 제공한 사진을 게재하며, “승복을 입은 남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술을 마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고, 여기에는 안주류로 보이는 음식도 놓여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술과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인 탓에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가 게재되자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관련 메시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불교닷컴> 확인 결과, 스님들은 대흥사 소유 숙박업소(Y여관) 주인의 초대로 식사를 겸해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는 주인 포함 7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해남 대흥사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 사찰 소유 Y여관에서 승려들이 술과 음식을 먹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관계자는 “Y여관 주인으로부터 여러 차례 입택식 행사 참여 요청을 받아 몇몇 스님들이 참석했고, 행사를 마친 후 참가한 스님들에게 여관 주인이 섭섭한 마음에 식사를 대접하는 과정에서 소주 2병과 맥주 1병 등이 제공됐고, 테이블은 모두 세 개”였다.

<연합뉴스>는 “숙박시설 업주는 ‘각자 따로 앉아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은 것’이라며 방역 수칙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대흥사 관계자는 사진을 촬영해 제보한 사람을 특정하면서 한 사찰과 소송 끝에 패했던 것이 제보의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흥사 측은 “제보한 목격자를 상대로 주거 침입과 초상권 침해, 제보한 사진을 도촬 결과물로 규정,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 행정명령이 시작된 첫날이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방역에 가장 모범적이었던 불교계여서 충격이 더한다.

그동안 조계종단을 비롯한 불교계는 개신교계와 달리 정부의 방역 수칙과 행정 지침을 솔선수범하고, 종단 산하 사찰에 방역 수칙을 전달하는 등 모범을 보여 왔다.

해남군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 방역 수칙을 어기고 반주를 곁들인 모임에 참석한 한 전남 해남 대흥사 스님 7명을 행정처분할 방침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남군은 지역 한 사찰 승려 7명과 사찰 내 숙박시설 업주 1명 등 8명의 방역수칙 위반을 확인하고 과태료 등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군은 8명에게 각각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고 숙박시설 업주에게는 별도로 과태료 150만원과 영업 중단 10일 처분을 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대흥사 소유의 숙박시설에서 승려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음주 물의를 일으킨 데 사과했다.

조계종은 21일 대변인·기획실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전국에 방역 2단계가 적용되는 날, 방역수칙에 반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우리 종단 소속 사찰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참회를 드린다.”고 했다.

총무원은 “조계종은 코로나 창궐 이후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하게 이행해왔으나 일부가 방일과 일탈로 대다수 사찰과 스님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에 심대한 누를 끼치고 말았다.”면서, “조계종은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진상을 조속히 파악해 종단의 법과 절차에 따라 합당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경각심을 높여 이러한 행위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전국 사찰에 행정명령을 시달하겠다.”면서,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거듭 참회 드리며, 조계종은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느끼셨을 실망을 희망과 기대로 되돌리기 위해 정진 또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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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 제휴사인 <불교닷컴>이 제공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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