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선캠프에 무속인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도한 세계일보 기사 갈무리.

대한불교조계종 총재 원행 스님이 총재인 불교리더스클럽 5기 출범식에 참석해 “불이와 화쟁의 정신으로 희망을 만들자”던 17일 윤석열 후보의 캠프에 무속인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식이 논란이다. 비불교적 행태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대선 후보가 불교계 재가리더들 모임에서 축하인사를 한 셈이다.

또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는 언론인과 통화에서 “나는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혀, 항간에 떠돈 윤석열 후보 부부가 무속인들에게 영향을 받는다는 논란이 사실화 되고 있다. 더욱이 대선 정국에 정통불교종단이 아닌 ‘일광조계종’이라는 유사조계종까지 등장해 불교계가 매도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윤석열 선대위 네트워크 본부에 ‘일광조계종’ 건진 법사라는 인물이 ‘고문’으로 실세 역할을 해 파장은 만만찮아 보인다. 보수 개신교계의 지지를 받아 온 윤석열 후보의 무속 논란은 개신교인들에게는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에 무속인 전모(61)씨가 ‘고문’ 직함으로 활동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 씨는 정계와 재계에서 ‘건진 법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전 씨는 윤 후보의 선대본부 하부 조직인 ‘네트워크본부’에서 고문으로 인재영입에 관여하고 있다. 하지만 선대본부 내에서는 전 씨가 윤 후보의 메시지와 일정, 인사에 관여하는 등 선대본부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불만도 나온다는 것

<세계일보>는 또 17일 “‘국사’를 자처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대책본부에서 활동한 전 모(61) 씨는 ‘마고 할머니’를 모시는 것으로 알려져 승려가 아닌 무속인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전 씨의 한 측근은 전 씨 법당 안 제단에 마고할머니 신상(神像)이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는 것. 마고 할머니(마고할미)는 경기 지역의 노고할미, 서해안 지역의 개양할미, 강원도 지역의 서구할미, 제주 지역의 설문대할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여성성과 창세 신화적 성격을 띤 설화의 주인공이다. 전 씨가 재직 중인 일광조계종은 2018년 충주시 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서 소 가죽을 벗기는 굿 행사를 벌였다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전 씨는 자신에 대해 “내가 국사의 그릇인 것을 깨닫고 조계종에서 나왔다”며 “저녁이 되면 아내와 함께 저승에 가 염라대왕과 야차들을 만나고 오면 너무 피곤하다”는 말을 측근들에게 했다.

국민의힘은 “전 씨는 무속인이 아니며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 직책”이라고 해명했지만, 한국불교 대표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은 “저희는 전통적인 역사를 이어오는 조계종이고, 승려 가운데 전 씨의 이름과 생년월일로 조회해 검색되는 인물은 없다”고 밝혔다. 또 대한불교조계종은 “저희 쪽에는 종정협의회라는 모임 자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광조계종은 공식 종단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 속하지 않은 조계종 종명을 차용한 유사조계종으로 분류된다. 또 종정협의회 역시 불교계를 대표하는 기관도 아니고, 일부 소규모 종단의 대표들 모임으로 알려져 있으나, 불교 내외적으로 어떤 영향력도 갖지 못하는 모임으로 분류된다.

<세계일보>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건진 법사’라는 인물은 삭발 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정식 승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후보와 그 배우자 김건희 씨와 관련된 ‘무속 논란’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유튜브 등에서 정법 강의를 한다는 천공 스승과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 씨, 관상가 노병한 씨와 지장 스님 등 낯선 인물들이 거론됐다. 또 ‘무정 스님’으로 불리지만 관상을 보는 역술인 심무정 씨도 있다. 당내 경선 TV토론에서 손바닥에 임금 왕(王)를 적고 등장하면서, 윤 후보를 둘러싼 무속 논란을 끊이질 않았다.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도 마찬가지다. MBC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에는 김 씨가 기자에게 “나는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책 읽고 도사들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스님(?) 소개로 결혼했다는 대선 후보와 그 배우자가 모두 무속에 빠져 있는 셈이어서 논란은 거세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역공으로 무속 논란 차단에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무속인 논란을 끌어올리며 공세 모드에 박차를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18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직속 국가인재위원회의 ‘방송언론 국가인재 발표식’에 참석해 “국가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무당과 무속에 의존하는 국가결정권자가 있다면 대단히 위험하고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도사들하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육성 공개, 윤 후보 부부와 친분이 있는 무속인이 캠프에서 고문으로 활동한다는 <세계일보>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8일 무속인 참여 논란이 일었던 선대본부 네트워크 본부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권 본부장은 “이 시간 이후로 네트워크 본부를 해산한다”며 “네트워크 본부는 후보의 정치입문부터 시작했다. 해산 조치는 당연히 후보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산) 이유는 잘 알다시피 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된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는 부분을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악의적인 오해와 관련, 특히 후보에게 계속 피해를 줄 수 있는 오해는 계속 제거해나가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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